[스노우피크 캠프필드] 업체들은 떠나고 강추위에서도 먹는 건 포기 못 해! 겨울 캠핑에서 꼭 먹어야 할 음식은?
업체들은 떠나고 추위는 갱신됐지만 먹는 건 포기 못 해! 혹한기 캠핑에서 꼭 먹어야 할 음식은?
2026년 2월, 용인 스노우피크 캠프필드에서 마주한 영하 21도의 혹한은 캠핑의 모든 과정을 하나의 '도전'으로 만들었습니다. 기록적인 한파에 참가 업체들마저 하나둘 철수하고 축제 분위기는 다소 가라앉았지만, 우리 가족의 캠핑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이런 극한의 상황일수록 잘 챙겨 먹어야 한다는 사명감마저 생기더군요. 텐트 밖은 생존을 위협하는 추위가 몰아쳤지만, 리빙쉘 내부에서는 맛있는 냄새와 온기가 피어올랐던 그 특별한 미식 기록을 남겨봅니다.
이번 캠핑의 첫 끼는 오산의 전설적인 맛집이라 불리는 '운암명가'의 부대찌개였습니다. 처음으로 포장해갔는데, 뚜껑을 열자마자 가득 담긴 파 채와 얇게 썰린 햄, 소시지의 양에 압도당했습니다. 진한 사골육수를 붓고 보글보글 끓여내니, 파에서 우러나온 시원함과 육수의 묵직함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습니다. 영하 21도의 추위 속에서 얼큰하고 뜨끈한 국물은 그야말로 무한으로 들어갈 만큼 환상적이었습니다. 우리 가족 모두가 코를 박고 정신없이 먹었을 정도로, 혹한기 캠핑 메뉴로 부대찌개는 신의 한 수였습니다.
여담으로 요즈음 아이들은 엿이라는 음식을 드라마나 책으로만 접해서 굉장히 궁금해하더라고요 생각해 보니 저희 아이도 먹어 본 적이 없는 간식이에요 그런데 이날 운암 명가 동탄점에 잣엿을 팔고 계신 거예요 아이가 전부터 책이나 드라마에서 보고 무슨 맛이냐고 많이 물어봤었는데 마침 딱 만나게 된 거죠 기쁜 마음으로 사서 줬는데 아이가 매우 행복한 모습으로 한참을 먹다가 그 질감과 딱딱함에 자기 취향은 아니라고 하네요 하하 경험 만으로도 된 거겠죠 취향은 아닌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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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캠핑장에서 끓인 운암명가 부대찌개 |
겹치지 않는 마법, 캠핑 친구들과 나눈 '우연의 만찬'
저녁 시간은 캠핑 친구들과 각자의 정성이 담긴 음식을 나누는 시간으로 꾸며졌습니다. 신기하게도 저희는 메뉴를 미리 정하지 않는데도 항상 겹치는 법이 없습니다. 저는 아이가 유독 좋아하는 신선한 육회와, 그 육회를 아낌없이 얹은 '육회 유부초밥'을 준비했습니다. 여기에 맑은 육수가 일품인 모츠나베를 더해 자칫 기름질 수 있는 입맛을 깔끔하게 잡아주었습니다.
친구들의 메뉴 구성도 야무지기 그지없었습니다. 차갑게 먹어도 일품인 냉제육과 상큼한 봄동 무침의 조화는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고, 향긋한 딜을 얹어낸 총알오징어 데침은 캠핑 요리의 품격을 한 단계 높여주었습니다. 식사 후에는 남겨온 호두과자를 살짝 데워 디저트까지 완벽하게 즐겼습니다. 좋아하는 것을 기꺼이 나누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다는 사실이 영하의 추위를 녹여주는 진정한 온기처럼 다가왔습니다. 서로의 취향이 담긴 음식을 한 테이블에 올리고 다음 캠핑을 기약하며 웃음꽃을 피우는 순간이야말로 우리가 캠핑을 떠나는 가장 큰 이유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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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가 다르게 준비해 온 음식들 사진 |
백화수복과 삼진어묵, 그리고 숯에 구워서 바로 먹는 토리야 닭꼬치의 맛!
고아웃 미드나잇 행사장 내에서 제공된 먹거리들도 추위에 지친 우리를 든든하게 지켜주었습니다. 특히 백화수복 체험 존에서 제공된 삼진어묵은 매운맛과 순한맛 두 가지 버전이 있어 골라 먹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텐트 밖을 나서 화장실을 다녀올 때마다, 혹은 매서운 칼바람에 몸이 덜덜 떨릴 때마다 마셨던 뜨끈한 어묵 국물은 그 어떤 보약보다도 효과가 좋았습니다. 종이컵에 담긴 국물 한 모금이 식도를 타고 내려가 위장을 데워줄 때의 그 안도감은 동계 캠핑을 해본 사람만이 아는 감동일 것입니다.
또한 '토리야'에서 무한으로 제공해 준 닭꼬치는 캠핑의 낭만을 더해주었습니다. 제공된 닭꼬치를 화로대에 직접 구워 먹을 수 있었는데, 지글지글 소리를 내며 익어가는 연기 속에서 아이와 함께 꼬치를 돌려가며 굽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잘 구워진 닭꼬치를 따뜻한 술 한 잔, 그리고 삼진어묵 국물과 곁들이니 그 자체로 훌륭한 한 끼 식사가 되었습니다. 업체들은 떠나고 날씨는 더 추워졌지만, 오히려 남은 캠퍼들끼리 그릴 앞에 모여 온기를 나누던 그 밤은 이번 캠프의 가장 인상 깊은 장면으로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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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리야에서 제공 된 닭꼬치를 굽는 모습 |
캠핑의 대미를 장식한 용인 갑짬뽕과 커스텀커피의 수다
캠핑을 갈 때마다 어떻게 그렇게 삼시세끼를 알차게 먹을 수 있는건지 어이가 없기도 하지만, 텐트를 두시간 정도 한참을 철수하고 힘을 쓰다보면 또 이내 허기가 지는 마법이 오죠
2박 3일의 강행군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우리는 인근 처인구에 위치한 '갑짬뽕' 점으로 모였습니다. 캠핑 마지막 날의 마무리는 역시 얼큰한 중화요리가 진리죠. 저는 담백하고 시원한 백짬뽕을, 친구들은 화끈한 매운 짬뽕으로 캠핑의 피로를 날려버렸습니다. 짜장면을 한 그릇 뚝딱 비워내는 아이들의 모습에 그간의 고생이 다 씻겨 내려가는 기분이었습니다. 식사 후 방문한 '커스텀커피 더하우스'는 이번 여정의 완벽한 피날레였습니다.
커스텀커피의 대표 메뉴인 고소한 흑임자라떼는 말할 것도 없고, 아이가 좋아하는 수제'두쫀쿠'와 다양한 음료들을 곁들이며 우리는 한참 동안 수다를 떨었습니다. 영하 21도의 추위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그 와중에 무엇이 가장 맛있었는지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다음 캠핑 약속을 잡고 있었습니다. 기록적 한파에 행사 운영의 아쉬움도 많았던 캠프였지만, 결국 남는 것은 '좋은 사람들과 나눈 맛있는 음식'이라는 진리를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차가웠던 2월의 설원 위에서 피어올랐던 맛있는 연기와 따뜻한 정은 오래도록 우리 가족의 가슴 속에 훈훈하게 남을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