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힐사이드 캠핑장 후기 | 사이트 추천·명당자리·중형사이트 솔직 리뷰

2월 말, 아이가 한자 급수시험을 본다고 해서 토요일 오전 시험을 마치고 온 가족이 캠핑을 가기로 마음먹었다. 예약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떠난 캠핑이었다.

결혼 전의 나는 어디를 가든 계획을 철저하게 세우는 사람이었다. 여행지를 가기 전부터 무엇을 먹을지, 어디를 갈지, 동선까지 모두 정해놓는 스타일이었다. 그래서 여행을 가기도 전에 이미 다녀온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아이가 태어난 이후로는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육아를 하면서 세상은 내가 계획한 대로 되지 않는다는 걸 여러 번 깨달았고, 자연스럽게 내려놓게 되었다. 다섯 가지를 계획해도 한두 개만 해도 다행인 경우가 많았다. 게다가 나와는 정반대로 즉흥적인 성향인 남편은 그렇게 계획하면 무슨 재미냐고 말하곤 했다. 결혼 10년 차가 되니 이제는 계획 없는 여행과 캠핑도 자연스럽게 즐기게 되었다.

그렇게 주말 당일, 캠핑장 예약도 하지 않은 채 미리 싸둔 짐을 챙기고 아이 시험이 끝나자마자 마트에 들러 장을 보고 바로 이동했다. 이동 중 빈자리 알림을 확인하다가 운 좋게 예약하게 된 곳이 바로 진천힐사이드 캠핑장이었다.

중형 사이트 하나가 비어 있어 바로 예약했고, 사이트 크기는 7x8 정도였다. 우리 집은 경기 남부에 거주하고 있는데 약 한 시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라 접근성이 좋았다. 분당, 용인, 동탄, 평택, 천안, 청주 등에서도 이동하기 괜찮은 위치다.

해가 저물기 전에 도착해 체크인을 하고 서둘러 텐트 피칭을 시작했다. 데크가 아닌 파쇄석 사이트였고, 삼일절이 낀 연휴라 그런지 이미 대부분의 사이트가 꽉 차 있었다. 자리가 거의 없던 상황에서 예약에 성공한 만큼 사람도 많았다.

이 캠핑장은 특대형, 대형, 중형으로 사이트가 나뉘어 있다. 대형 사이트는 약 10x10 정도로 넓은 편이고, 차량을 텐트 바로 옆에 주차할 수 있다. 내가 이용한 중형 사이트도 7x8 사이즈라 다른 캠핑장에 비해 넓은 편이었다.

우리 집에서 사용하는 대형 에어텐트도 무리 없이 설치할 수 있었고, 차량 주차까지 가능했다. 연휴 기간처럼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캠핑을 한다면 특대형 사이트를 추천하고 싶다. I, S, 13번 사이트가 특대형 구역인데, 그중에서도 잔디광장을 바라보고 편의시설이 가까운 I 사이트가 가장 좋아 보였다.

대형 사이트는 캠핑장 둘레를 따라 배치되어 있는데, 그중에서도 O부터 T 구역은 숲과 함께 탁 트인 전망을 볼 수 있어 인기가 많을 것으로 보였다. 이런 자리는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잡기 어려울 것 같았다.

반대로 솔직하게 말하자면, 내가 이용한 중형 사이트 구역은 아쉬움이 있었다. 가격은 1박 6만 원으로 대형이나 특대형보다 저렴해 접근성은 좋지만, 연휴 기준으로 사이트 간격이 꽤 붙어 있어 사생활 보호가 어렵게 느껴졌다.

이 캠핑장은 키즈 캠핑장 성격이 강해 아이들이 많은 편이다. 밤이 되면 잠투정을 하는 아이들도 있어 소음에 민감한 분들에게는 쉽지 않은 환경일 수 있다. 대신 매너타임 관리는 굉장히 철저하다. 저녁 11시가 되면 여러 차례 방송으로 안내가 나오고, 조용한 대화를 권장할 정도로 관리가 이루어진다.

개인적으로는 조금 당황스러운 경험도 있었다. 옆 텐트에서 아이가 계속 울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텐트 안에서 조용히 대화를 나누고 있음에도 조용히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캠핑 10년 차에 처음 겪는 일이었고, 사이트 간격의 영향인지 상황 때문인지 생각해보게 되는 경험이었다.

중형 사이트 중에서도 추천할 만한 자리는 편의시설과 가까운 1번, 2번, 25번, 26번, 36번, 37번 정도였다.

시설 관리 상태는 전반적으로 매우 만족스러웠다. 가족이 직접 운영하는 느낌이었고, 화장실과 개수대 모두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었다. 개수대 앞에는 냉장고도 마련되어 있어 간단한 음식 보관이 가능했다.

아이들을 위한 공간도 잘 갖춰져 있다. 넓은 잔디밭과 트램펄린, 작은 놀이터가 있어 아이들이 뛰어놀기 좋은 환경이었다.

이 캠핑장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시설은 유료로 이용 가능한 핀란드 사우나다. 시간별로 예약을 하면 한 가족만 이용할 수 있어 조용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겨울철이었지만 사우나를 이용하면서 가족끼리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땀을 빼고 나니 몸이 개운해지는 느낌이었다. 캠핑장에서 이런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이 기억에 남는다.

전체적으로 진천힐사이드 캠핑장은 사이트 크기가 넓고 시설이 깔끔하게 관리되는 캠핑장이다. 다만 방문 시기와 사이트 위치에 따라 체감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예약 시 사이트 선택이 중요한 곳이라고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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