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태안 캠핑 음식 추천: 초등 아이와 함께 즐긴 3인 가족 맞춤형 메뉴

태안 어은돌힐링캠핑장에서 보낸 4월의 기록, 그 마지막은 우리 가족의 식탁 이야기로 채워보려 합니다.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캠핑을 다니다 보니 어느덧 4월은 저희 부부에게 단순한 봄 이상의 의미가 되었습니다. 바로 결혼기념일이 있는 달이기 때문입니다. 예년 같으면 벚꽃 캠핑을 찾아 근교로 떠났겠지만, 올해는 남편의 제안으로 시원한 바다 뷰가 일품인 태안으로 향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초등 5학년 딸아이부터 입 짧은 남편까지 모두가 만족한 완벽한 기념일 여행이 되었습니다.

캠핑의 꽃은 역시 음식입니다. 초보 시절에는 의욕만 앞서 식재료를 한 짐 싸 들고 갔다가 반 이상 남겨오기 일쑤였지만, 이제는 55리터 아이스쿨러 하나에 2박 3일 식단을 알뜰하게 채우고 빈손으로 돌아오는 10년 차 베테랑의 노하우가 생겼습니다. 이번에는 일정상 1박 2일 같은 꽉 찬 일정을 보냈기에, 첫날 저녁부터 다음 날 점심까지 세 식구가 남김없이 비워낸 세 끼의 기록을 담아보았습니다.

[첫째 날 저녁: 결혼기념일 축하와 육해공의 만남]

기념일인 만큼 첫 저녁 식사는 조금 특별하게 준비했습니다. 입 짧은 남편과 고기를 사랑하는 아이를 위해 두툼한 우대 갈비를 메인으로 잡았습니다. 여기에 해산물을 좋아하는 저를 위한 통골뱅이 어묵탕을 추가해 '육해공' 식단을 완성했습니다. 초등 5학년인 저희 아이는 진라면 매운맛보다는 중간 맛 정도를 선호하는 단계라, 고기는 소금 간만 살짝 해서 본연의 맛을 살려주었습니다. 서해바다의 파도 소리를 배경으로 잘 익은 고기와 신선한 통골뱅이를 따끈한 국물과 함께 즐기는 축하 파티는 그 어떤 레스토랑에서의 식사보다 근사했습니다. 중간중간 와인도 한잔 곁들이며 담소를 나누고, 모닥불 앞에서 불멍을 즐기니 정말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둘째 날 아침: 빵러버 딸과 해산물 러버 엄마를 위한 메뉴]

둘째 날 아침, 아이와 함께 바닷가 산책을 나섰습니다. 귀여운 강아지도 보고 낚시를 즐기시는 분들을 구경하며 여유를 만끽했습니다. 아빠가 늦잠을 즐기는 동안, 빵을 좋아하는 아이를 위해 바게트를 그리들에 구워 바삭하게 익혔습니다. 오전 메뉴는 새우 감바스에 구운 바게트를 찍어 먹는 것이었는데, 매운맛을 어려워하는 아이를 위해 치즈를 듬뿍 올려주었습니다. 캠핑장에서 빠질 수 없는 네스프레소 캡슐 커피까지 곁들이니 완벽한 조식이 완성되었습니다. 아침부터 이런 음식을 먹느냐며 웃던 남편도 밀키트의 훌륭한 맛에 반해 싹싹 긁어먹더군요. 평소 아침을 적게 먹던 남편까지 잘 먹어주니 베테랑 캠퍼로서 참 뿌듯했습니다.

[둘째 날 점심: 철수 전의 국룰, 깔끔한 면 요리]

철수 직전의 점심은 설거지거리를 줄이면서도 든든해야 합니다. 보통은 라면을 먹지만 이번에는 아이가 좋아하는 차돌박이를 듬뿍 구워 올린 차돌박이 메밀국수를 준비했습니다. 소화가 잘되는 메밀면과 아삭한 양배추에 쯔유로 직접 만든 소스를 곁들이니 고소함이 폭발해 가족 모두 엄지를 치켜세웠습니다. 정리를 하는 동안 사장님께서 아이에게 그림 도구를 챙겨주신 덕분에, 평소 글쓰기를 즐기는 아이는 캠핑장 글쓰기 대회에 참가해 참가상으로 소금빵도 받아왔습니다. 직접 심으신 봄동까지 따가라고 배려해주셔서 아이가 열심히 수확해왔고, 그 봄동으로 비빔국수까지 해 먹으며 정말 알차게 즐기고 왔습니다.

결혼기념일을 맞아 떠난 이번 어은돌 여행은 맛있는 음식과 따뜻한 정, 그리고 아름다운 풍경이 어우러진 최고의 시간이었습니다. 10년 전 서툴렀던 첫 캠핑의 기억이 떠올라 웃음이 나기도 했지만, 이제는 가족의 취향을 정확히 파악해 최적의 식단을 짜는 제 모습이 대견하기도 합니다. 가족과 함께 둘러앉아 맛있는 음식을 나누는 것, 그것이야말로 저희 가족이 10년째 캠핑을 멈추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어느덧 아이가 많이 커서 사춘기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사실 언제까지 엄마, 아빠와 함께 캠핑을 즐겨줄지는 알 수 없지만, 아직은 익숙한 듯 이 시간을 즐겨주고 있어 당분간은 지금처럼 캠핑을 이어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행이 주는 행복한 기억은 오래도록 마음속에 남습니다. 저희 아이에게도 이 캠핑의 기억들이 따뜻하고 행복하게 자리 잡아, 훗날 세상을 살아가는 큰 힘이 되어주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오늘도 저희 가족은 열심히 기록하고, 먹고 마시며, 우리만의 여행을 계속하고 있습니다.